전세 계약서에 도장 찍기 직전까지도솔직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.
중개사는 괜찮다고 했고 집도 마음에 들었고
대출도 나온다고 했다.
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걸리는 게 있었다.
등기부등본에 적혀 있던 ‘채권최고액 1억 8천’.
처음엔 그냥 숫자라고 생각했다.
나랑은 상관없는 은행 이야기라고 생각했다.
그런데 계산해보니 전세보증금이랑 합치면 집 시세랑 거의 비슷했다.
그때 처음으로 “이거 괜히 계약하는 거 아닐까?” 라는 생각이 들었다.
중개사는 “이 정도는 다 있어요”라고 말했다.
그 말이 더 불안했다.
그래서 그날 계약을 바로 하지 않고 하루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.
집주인 반응이 달라지는 걸 보고
그때 확실히 알았다.
급하게 계약하라고 압박하는 물건은 일단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한다는 걸.
결국 그 집은 계약하지 않았다.
며칠 뒤 다른 매물이 나왔고 조건이 훨씬 안정적이었다.
그때 느낀 건 하나였다.
전세 계약에서 “괜찮다”는 말보다 중요한 건
“내가 이해했다”는 확신이라는 것.
신혼부부라면 조금 느리게 가는 게 맞다.